MB정부와 대통령 전용기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를 구입을 위한 예산을 국회에 요청했다.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는 도입된지 20년도 넘었고, 40명 밖에 못 타는데다, 항속 거리도 짧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해외 순방에서 민간 항공기를 “잠시 빌려서” 쓰고 있는 형편이었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돈은 돈대로 들고, (매번 항공기를 빌리고, 개조하고 하다 보니 오히려 전용기를 구입하는 것 보다 돈이 더 든다고 한다) 보안 문제도 있다 보니, 전용기 도입을 결정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서민들은 버스 타기도 걱정인데 대통령은 전용기 타령이냐”라는 비난까지 받아가며 전용기 구입을 결정한 노무현 대통령은 사실 전용기를 탈 수 조차 없는 형편이었다. 전용기는 2008년 도입 예정이었고, 노대통령의 임기는 2008년 2월 까지였기 때문이다. 비록 본인이 욕을 먹더라도, 다음 대통령의 좀 더 원활한 해외 순방을 위해 총대를 맨 것.

그런데 한나라당은 예산을 깎았다.

“지금 서민들은 경제 침체로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외통부와 총리비서실 잘못으로 총리가 외유 중 불편 좀 겪었다고 1천억불이 넘는 대통령 전용기 구입을 거론하는 것은 지나친 사치이고 아부이다. 또 졸속 행정의 극치이다. 차기 정부 대통령이 탈 전용기 구입은 차기 정부에 맡기고 이 정부 사람들은 자기 할 일이나 똑바로 잘하기 바란다.”
한나라당 보도자료 2006-06-13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차기 정부에서 추진해야 한다”
한국일보 2006-12-27

 

“정권 말기에 새 군수물자를 도입할 경우 선정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오갈 우려가 있으니 차기 정권에서 추진하는 게 맞다”
동아일보 2007-01-04

 

"서민들은 버스비 한 푼이라도 아낄려고 아둥바둥하는 데 대통령이 한가하게 전용기 타령을 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에게 억지 투정을 부리는 것"
노컷뉴스 2007-01-18

 

요런 이유를 대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마찬가지로 이유로 전용기 도입이 추진되자, 민주당은

“통수권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일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찬성한다”
경향신문 2008-10-01

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래.. 그게 맞는 방향이다. 왠 일로 정치권이 바른 소리를.. 당시 2012년이 도입 목표였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는 2013년까지였으니 MB님도 개념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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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해외순방 때 이용할 새로운 전용기 `코드원'이 8일 서울공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2010-04-08

2010년에 벌써? 라는 생각이 들어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대통령 ‘전세 전용기’ 내달 뜬다

“대한항공 측과 보잉 747-400기종을 5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했다”

정부는 전세 전용기의 임차기간이 끝나는 2014년에 맞춰 그동안 추진해 온 전용기 구입을 마무리할 계획
중앙일보 2010-03-27

같은 사안에 대해서 어려운 서민 경제니, 사치에 아부, 리베이트까지 들먹여가며, 정부를 물어뜯던 어떤 당은 사업비가 천 억원 (1900억원 –> 2900억원)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나? 그리고 임기 말에 도입될 전용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굳이 본인 임기 중에 전세기를 장기 임차한 어떤 대통령..

참.. 전직 대통령과 비교되는 분이시다.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어떤 불가피한 사정에 의해서 전용기 구매가 미뤄지고, 전세기를 임차하기로 한 거라면 MB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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