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Advanced는 4G를 위한 표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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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7. 26.
요즘 기자들이 공부 안 하는거야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길 수는 없지 않은가. 가끔은 내 전문 분야에서 나도 깜짝 놀랄만한 정보와 통찰력을 보여주시는 기자님들을 생각하면, 함량 미달 기사를 양산해 내는 기자들은 좀 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통신이 내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설프게 아는 척 하는 머니투데이 기자보다야..
4G 이동통신?...오해와 진실 by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정말 LTE 상용화로 ‘꿈의 이동통신’ 4G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일까. 먼저 4G의 개념부터 확인해보자. 사실 이동통신 표준화를 주도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는 3G, 4G 등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시장과 업계에서 4G라고 부르는 이동통신기술의 공식명칭은 ‘IMT-어드밴스트(Advanced)’다. <4G 이동통신?...오해와 진실>기사 에서 발췌
3G, 4G는 각각 무선 이동 통신에서 세대를 구별하는 말로써, 보통 third generation (3G), fourth generation (4G)의 약자를 뜻한다. 과연 ITU에서는 3G, 4G라는 명칭을 안 쓸까?
ITU에서 나온 Recommendations 문서 중 IMT-2000과 관련된 ITU-R M.1168 문서를 보면, 아래와 같은 표현이 나온다.
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s-2000 (IMT-2000) are third generation mobile systems which are scheduled to start service around the year 2000 subject to market considerations.
그리고 공식 문서 뿐만 아니라, ITU 홈페이지에서 3G라고 검색하면, 결과 문서가 산더미처럼 나온다. 무슨 근거로 ITU에서 3G라는 명칭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공식 문서에서 약자로 안 쓰였다고 그렇게 주장하는 건가?)
그리고 ITU에서 IMT-2000을 위한 문서에서는 3세대(third generation)이라는 표현을 쓴데 반해, IMT-Advanced를 위한 문서(ITU-R M.2134)에는 4세대(fourth generation) 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s-Advanced (IMT-Advanced) systems are mobile systems that include the new capabilities of IMT that go beyond those of IMT-2000.
(IMT-Advanced는 IMT-2000을 너머 새로운 기능들을 포함하는 모바일 시스템이라고 표현함)
개인적으로 추측컨데, 1세대와 2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분명한 경계가 있었던 데 반해, 2세대와 3세대의 구별은 조금 애매한 측면이 있었고, 이로 인해 대체 무엇이 3G냐는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ITU가 다음 세대(IMT-Advanced)를 위한 표준 문서에서는 fourth generation이라는 표현을 빼 버린 것이 아닐까 싶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고, 결과적으로 ITU는 IMT-Advanced부터 통신 세대와 통신의 위한 표준과의 연결 고리를 끊어 버렸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기술적 난제로 인해, IMT-Advacned의 모든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통신기술이 10년 뒤에나 완성된다면, IMT-Advanced는 5세대 무선이동통신을 위한 기술표준이 될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정리를 하면 ITU는 IMT-2000에서는 third generation(3G)이라는 표현을 썼고, IMT-Advanced에서는 그저 IMT-2000의 다음 버전 정도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므로 4G 이동통신의 공식 명칭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시간의 흐름 상, IMT-Advanced가 3G로 불렸던 IMT-2000의 다음 표준이므로, 업계에서는 4G를 위한 표준으로 통용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 통신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4G로 선전하는 LTE나 와이브로는 사실 4G의 직전단계인 3.9G 기술이다. 전송속도도 100Mbps다. 진짜 4G기술은 2013년 이후 상용화되고, 세계 이동통신시장은 2015년 이후 4G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4G 이동통신?...오해와 진실>기사 에서 발췌
ITU에서 정한, IMT-Advanced의 요구 사항 중 하나가 바로 이동할 때는 100 Mbit/s, 정지 상태일 때는 1Gbit/s 를 지원하는 속도이다. 그런데 현재 버전의 LTE(LTE first release)나 Wibro (mobile WiMAX)는 각각 100 Mbit/s, 144 MBit/s의 다운로드 속도 밖에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 마케팅 측면에서 4G라고 포장된 것이지, 기술적으로는 3.9G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4G라는 용어 자체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고, IMT-Advanced를 위한 요구 사항에 속도만 있는 것도 아니다. 논란이 일자, ITU에서도 2010년 12월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As the most advanced technologies currently defined for global wireless mobile broadband communications, IMT-Advanced is considered as “4G”, although it is recognized that this term, while undefined, may also be applied to the forerunners of these technologies, LTE and WiMax, and to other evolved 3G technologies providing a substantial level of improvement in performance and capabilities with respect to the initial third generation systems now deployed.
즉, 이동통신사들이 초기 3G 통신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성능의 향상을 제공하고, IMT-Advanced의 표준을 만족시키는 LTE나 와이브로를 4세대 이동통신 (4G) 라고 포장한다고 해서 딱히 틀린 말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님. 광고기사는 이제 그만 쓰고 공부 좀 더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