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차가 가장 안전하다?

2008년 6월 1일.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촛불 시위 소식을 듣고, 시대의 방관자가 되기 싫어 나도 촛불 문화제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정부도 뭔가 국민에게 밝히기 힘든 이유가 있어 쇠고기 재협상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촛불에 대처하는 경찰의 자세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밤 12시가 조금 넘어, 다음 날 회사에 가야 하는 관계로 친구와 조금 일찍 철수 한 나는, 도로에 뿌려져 있는 물을 보았다. 지난 번 처럼, 시민들이 도로에 앉아서 점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로에 물을 뿌린 줄로만 알았는데, 집에서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시위대를 향해 직접 물대포를 쐈다고 한다. 그리고 아래는 물대포를 쏜 경위와 이에 대한 경찰 관계자의 인터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1966510

서울경찰청 명영수 경비과장은 1일 브리핑을 통해 "물대포는 경찰 사용장구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며 "경찰봉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명 과장은 이어 "물대포 맞고 부상당했다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명 과장은 "물대포의 수압에는 한계가 있으며 신체에 전혀 피해가 없을 정도로 (수압이) 고정돼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동영상 끝머리에 경비과장은 "최대 사거리가 최대 25m" 라는 발언도 했다. 본인도 훈련과정에서 한 두번은 살수차에서 물을 맞아 봤기 때문에 저런 취지의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아무리 물이라고는 하나, 맞는 부위에 따라 그 피해 정도는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본다. 준비된 자세에서 등, 엉덩이 부분에 물을 맞는 것은 그의 말대로 신체에 크게 무리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얼굴 정면, 측면에 맞는 것도 안전할까? 그것도 25m나 나가도록 조절된 수압의 물을?

경고 방송을 여러 번 했다고는 하지만, 시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일반 시민들이 얼굴 등의 민감한 부분을 충분히 가릴 수 있었을까? 아니면, 경고 방송을 했다면, 얼굴이고 뭐고 물대포를 직접 쏴도 상관없다는 말인가?

사실 불법으로 전경 버스 위에 올라간 사람들은 물대포를 맞아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일반 시민들은? 그 상황이 물대포를 직접 시민들에게 쏠 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나? 그리고 얼굴 등의 민감한 부분을 피해서 살수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인터넷에 돌고 있는 살수 전후의 상황과 경찰이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어떻게 쐈는지는 직접 확인해보라.

정말 안전하다면, 브리핑을 한 경비과장을 비롯하여,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도록 명령한 지휘부 모두, 경찰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거리에서 물대포를 직접 얼굴로 한 번 맞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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