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검색 점유율의 진실

네이트 검색 점유율이 10%를 돌파했다고 한다. 네이트는 연일 보도자료를 뿌려대고, 2010년에는 포털 2위인 다음을 따라잡겠다고 큰 소리 치고 있다. 그 자신감의 바탕은 8년 만에 돌파한 10%대의 검색점유율인데, 과연 그 10%가 진짜 유의미한 10%일까?

자, 그럼 그 말 많고 탈 많은 시맨틱 검색을 직접 파헤쳐 보자. 아래는 네이트 검색에서 김태희(*-_-*)를 쳤을 때의 검색 결과이다.

 

 

기존 포털과는 다르게, 시맨틱 검색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다. 네이트는 시맨틱 검색을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분석하여, 검색 결과를 한 번에 묶어서 보여주고, 재검색이 필요없이 검색하려는 목적을 안내해주는 새로운 검색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자, 그럼 네이트에서 시맨틱 검색의 정보를 찾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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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맨틱 검색에서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정보를 클릭했을 때의 트래픽 로그는 아래와 같다.

 

search.nate.com 서버로 q=%B1%E8%C5%C2%C8%F1 라는 정보가 전송되는 것을 볼 수 있다. “%B1%E8%C5%C2%C8%F1”이란 “김태희”라는 한글 문자들을 URL로 인코딩한 정보이다. 즉, “q=김태희”, 사용자가 김태희라는 정보를 검색했을 때 발생하는 검색 쿼리가 서버로 전송되는 것이다.

자, 그럼 김태희에 대한 최근소식과 성적 외에도 네이트가 제공하는 흥미 진진한 정보를 계속 클릭하면 어떻게 될까?

자 보이는가? 이것이 바로 검색 점유율 10%를 차지한 네이트 시맨틱 검색의 실체다. 네이트 시맨틱 검색은 사용자가 하나의 검색어에 대해서 다른 정보를 계속 찾을수록, 마치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한 것처럼 검색 서버로 계속 같은 검색어를 전송하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가히 천재적이다.

대한민국 포털은 검색 광고로 먹고 산다. 다른 곳에서 자잘하게 버는 돈도 있겠지만, 핵심은 사용자가 검색을 했을 때 관련된 광고를 노출시켜, 광고주로 부터 받는 광고비다. 그럼 광고주를 많이 모으고, 네이버처럼 광고비를 많이 받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될까? 그렇다. 검색하는 사용자를 많이 끌어 모으면 된다. 그러나 검색하는 사용자는 말처럼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그러면? 사용자가 검색하는 횟수를 늘리게 하면 된다. 그래서 탄생한 시맨틱 검색. 멋지지 않은가?

물론 시맨틱 검색의 효과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난 그저 심심해서 김태희를 눌렀을 뿐이지만, 정말 온갖 정보를 다 (그것도 이쁘게) 보여준다. 사용자로 하여금 계속 클릭하고 싶게 만든다. 이러다 정말 유용한 정보를 건질지도 모른다. 할 일 없을 때 네이버 뉴스를 무한 서핑하던 것처럼, 딱히 할일 없는 시간에 네이트 시맨틱 검색에서 클릭질을 하게끔 만들어 놓았다. 이건 정말 UI의 승리라고 봐도 좋다.

하지만 검색의 본질은 흥미로운 관련 정보를 잡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구글처럼 어마어마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빵빵하게 수집된 정보와 핵심 알고리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품질을 보여주던가, 아니면 네이버처럼 자신만의 빵빵한 컨텐츠를 쌓아서, 사용자가 좋아할만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네이트는? 아쉽게도 네이트는 아직까지 시맨틱을 앞세운 UI 얘기만 잔뜩 할 뿐, 근본적인 검색 품질을 높였다는 얘기는 없다. 미안하지만, 사용자가 느끼기에, 아직 기술이나 컨텐츠 모두 부족하다.

정리해보자. 네이트는 검색 점유율이 올랐다. 10%나 된다. 하지만, 이는 거품이 많다. 실제 사용자가 늘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PV나 UV를 보면 된다) 그 보다는, 마법의 UI 덕택에 다량으로 발생한 (하지만 돈이 되지는 않는) 검색 쿼리 덕분일 것이다. 사용자가 심심할 때 마다 한 번씩 찾아와서 검색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찾지 못한다면, 사용자는 냉정히 돌아설 것이다.

구글의 기술과 네이버의 컨텐츠를 네이트가 그리 쉽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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