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검사내전 by 김웅

평점 :

  • 85p. 선의는 자신이 베풀어야 하는 것이지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기도 마찬가지다.
  • 97p. 좋은 것을 굳이 광고까지 해서 당신에게 알려주는 선의란 없으며, 만약 그런 게 있다해도 절대 당신의 순번까지 돌아오지는 않는다.
  • 105p. 마치 사금을 캐는 사람처럼, 수천 페이지의 기록들을 모아서 거르는 일을 반복하며 진실의 무게로 가라앉은 사실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 136p. 이타심은 건물의 장식품과 같다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정의는 건물의 기둥과 같은 거라서 그것이 없어지면 건물이 무너지듯 사회도 무너진다고.
  • 141p. 우리는 알지 못하는 우주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능력을 가졌는데 다만 그것을 번역하는 능력까지는 얻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략 이런 자세면 누구와도 이야기가 통한다.
  • 192p. 인권 의식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 231p. 그럼에도 단순한 고소, 고발만으로도 국민을 마치 죄인 취급하면서 잡도리하는 것에는, 고소인의 권한을 강화하여 검찰과 수사기관의 힘을 키우겠다는 음모가 숨겨져 있다.
  • 235p. 나중에 송곳같이 기개가 살아 있는 놈이라고 나를 칭찬해주었다고 했다.
  • 243p. 의지력은 사다리 위에 올라간 사람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승리를 고취시키거나, 상대방을 몰아붙이며 대안 없이 비판할 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의지와 투혼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 255p. 답은 되도록 말해주지 않는 것이 좋다. 답이라는 것이 도그마가 될 수도 있고, 정작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꼭 말해야 한다면 질문한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다.
  • 257p. 소셜 미디어는 대화와 갈등 해결을 장려하나 실제로는 전쟁을 조장한다.
  • 280p. '공급은 그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가장 잘 입증되는 곳이 법률시장이기도 하다.
  • 285p. 피고는 보통 채무자들이고, 피고인은 범죄자들이다.
  • 301p. 관성은 물리적 세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세계에서도 작용한다.
  • 308p. 어중간하거나 경계에 위치한 것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경계에 있는 것들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심 때문에 사람들은 일도양단 식 분류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 340p. 국회의원이란 시민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기보다는 한쪽의 시민을 위해 다른 한쪽의 시민을 희생시키는 존재이다.
  • 365p. "헌법소원은 국가에 대한 국민의 특수한 권리보호 수단으로서, 입법, 행정, 사법권의 모든 행위는 기본권 적합성에 따라 심사되어야 한다는 목적을 실현하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특수한 권리보호 제도이다."
  • 376p. "평소 법과 국가는 우리 생활에 적게 간섭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대형사건 하나만 터지면 법이 미비해서 국가가 어떻게 좀 나서줘야 한다"는 말을 하게 된다. 이러한 현대 사회의 대중소비적, 대량생산적 속성이 그대로 법의 과소비, 법의 대량생산으로 이어지고 이는 입법자들의 입법편의주의와 입법만능주의와 결합하여 규범의 폭주, 입법홍수의 문제가 발생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전반부는 저자의 검사 생활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소개되는 극적인 검사들의 모습 외에, 직장인(?) 혹은 생활인(?)으로써의 검사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으로 검사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도 알 수 있고, 저자의 글빨도 나쁘지 않기에 슥슥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후반부는 상대적으로 저자의 잡다한 지식을 자랑하는 장황한 인용들이 많은데, 굳이 넣었어야 할까? 싶은 부분들이 많다. 그냥 동료 검사들한테 나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오~ 라고 자랑하고 싶어서 열심히 이런 저런 레퍼런스를 찾아서 우겨넣은 느낌? (물론 평소 그 많은 레퍼런스들을 다 머리속에 넣고 다닌다면 인정..) 내용 이해에 별 도움은 안되지만, 과한 인용들을 날리고 핵심만 보면, 그래도 건질만한 문구/개념들이 많긴 하다. 평소 내 생각과 동의가 되는 부분이 80 정도라면, 동의가 안 되는 부분은 20 정도 (민주주의 시대에서 투표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라고 주장할 때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책을 통해 느끼기로는 전반적으로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비판하는 듯한 스탠스였던 것 같은데, 검찰의 독점적인 기소권을 쪼개는 검찰 개혁에 대해 거세게 비판하면서 정치의 길로 나서는 저자를 보며 내가 책을 잘못읽은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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