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투표 및 개표 방송 시청 후기

2020년 4월 15일 0시 40분 개표 현황 기준

#1. 21대 총선 투표가 끝났다. 나의 투표구는 그 유명한 강남갑. 안타깝게도 내가 뽑은 후보는 당선되지 않은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특별한 이유도 없기,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사람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한 당도 신기하고, 진짜 이 사람에게 표를 주어,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강남 사람들도 놀랍기만 하다. 

#2. 우리 지역구의 후보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 이루어낸 성과, 앞으로의 기대에서 압도적인 우위라면, 당을 무시하고, 후보 개인을 보고 뽑아도 된다고 본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아무래도 의원 개개인보다는 정당을 통해 정치가 실현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 후보이 비슷하게 훌륭하다면, 정당을 보고 뽑는 것도 좋다.  
그럼 어떤 정당을 뽑을 것인가? 나는 선거를 앞두고 특정 개인의 영입이나, 선거 기간 중의 막말 파문으로 전체적인 정당 간의 판세가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난 4년간 각 정당이 소속 국회의원들과 함께 무엇을 해 왔는지를 보면 된다. 내가 알기로 어떤 당은 정말 국회가 해야 할 일을 아예 하지 않았다. 걸핏하면, 국회 보이콧, 협상 거부, 삭발, 단식.. 정상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며, 토론하고, 협상하고, 싫은 것을 일부 내주고, 원하는 것을 얻고. 그렇게 해야 나라가 굴러갈 텐데, 아예 굴러가게 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나라가 잘 되는 방향을 선택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정부가 하는 일에 딴지를 걸고,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도록 하고, 그렇게 얻은 반사 이익으로 정권을 다시 뺏을 생각만 하고 있었던 당이 있었다. 이런 당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시절 당을 이끌었던 원내 대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데, 다행히 이번에 현명한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해 주셨다. 

#3. 대구/경북은 이번에도 미래통합당을 선택했다. 부산/경남도 비슷한 것 같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영남에서 미래통합당을 선택하는 것이 호남에서 대부분 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키는 것과 무엇이 다른냐고. 현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과정은 다르다고 본다. 물론 호남에서도 민주당 후보라면, 덮어놓고 뽑아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고, 용감하게 호남에서 도전했던 미래통합당 후보가 있었던가? 혹은 미래통합당에서 호남에 제대로 된 후보를 공천한 적이 있긴 했나? 적어도 호남은 선택이 주어졌던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아닌 다른 당을 선택함으로써, 그들이 단순히 무조건 민주당이 아닌, 인물과 당을 보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영남은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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