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후기

하도 핫하다길래, 집에 있는 구형 아이패드로 다운을 시도했으나, iOS 13 이상만 지원한다기에 1차 실패. (오랫동안 이북 리더로 내 곁은 지켜준 아이패드 미니 2는 이제 굿바이를 할 때가..) 겸사겸사 아이패드 미니 5를 구매해서 기변을 하고, 클럽하우스를 설치해 보았다. 이틀 정도 사용해 본 소감.

  1. 평소에 만나기 힘들었던 분들의 경험담, 다양한 뒷이야기 등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를테면, 미국 B2B 기업 대표님의 갑자기 큰 금액의 투자를 받게 된 이야기, 이미 유니콘이 된 핀테크 기업 대표님의 초기 투자 유치 이야기, A VC에게 투자를 받았던 사연, 적자가 한참 날 때, 인당 월 적자 비용에 대한 이야기까지. 혹은 최근에 엑싯을 한 또 다른 유니콘 기업 대표님이 IPO가 아닌 매각을 선택한 이유라던가.
  2. 물론 사석에서 아예 못할 이야기들은 아니고, 친분이 있다면 들을 수 있는 정도의 이야기지만, 나와 연결고리가 없는 분들에게 영양가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3. 그런데 이 분들이 이 플랫폼에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클럽하우스 특유의 휘발성과 폐쇄성 때문인 것 같다. 어찌되었건 내가 한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지 않고, 지금 이 방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만 전달이 된다는 믿음 때문에, 조금은 더 편하게, 공개된 장소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들까지 공유할 수 있지 않았을까.  
  4. 하지만 과연 이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는 궁금하다. 결국 누군가는 스피커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서 퍼트리고, 기사화 되는 상황까지 올 텐데, 그때도 과연 솔직하고 편하게 준비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까?
  5. 결국 이용자 수가 늘어난다는 건 양날의 검이라고 본다. 지금 클럽하우스에서 영양가가 있는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는 리스크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잘 준비된 구성에 정제된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루지 않을까 싶은데, 과연 그때도 지금 같은 분위기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6. 영어 공부하는 셈치고, 평소에 관심 있는 IT나 VC, 실리콘밸리 관련 방에 들어가서 영어로 된 대담을 한참 듣는데, 역시 아직 영어는 갈길이 멀구나라고 느꼈다. 영어 뉴스로 공부를 하면서 그래도 이제 좀 들리는가 싶었는데, 네이티브 스피커들의 수다는 또 다른 영역이구나를 느꼈음.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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