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창업가의 일
- 독서노트
- 2017. 7. 17.
http://www.yes24.com/24/goods/43606945?scode=032&OzSrank=1
77p. 10년 후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나 <테크크런치>도 상관없다. 자신이 즐겨보는 매체를 떠올려보자)의 1면에 우리 회사에 대한 기사가 어떻게 나오면 좋을지 실제 기사를 작성해보는 것이다. 팀과 함께 헤드라인을 써보자. '제품 출시 1년 후'처럼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미래의 특정 시점을 잡아도 좋다. 당신은 어떤 헤드라인을 보고 싶은가?
105p. 아직도 내 스타트업의 경쟁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면 시장분석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137p. 당신은 편하게 취업사이트에 광고 하나 내고는 좋은 사람이 뽑히기를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뽑고자 하는 사람들을 어디 가서 찾으면 좋을지 알고 있는가? 지금 당장 뽑을 사람 말고 1년 뒤, 5년 뒤, 10년 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는가?
141p. 수십 명 직원들에게 일일이 창업가가 하나부터 열까지 관여하는 것은 회사 전체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회사에 필요한 일을 가장 잘 해낼 사람을 찾아서 맡기고 그에 필요한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이 창업가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147p. 스타트업의 CEO는 무엇으로 평가받을까?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것들이 요약된 보고서 한 장은 그 해의 재무제표다. 1년 동안 회사가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는 재무제표를 보면 상당 부분 알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표 하나로 CEO의 역량을 평가한다. 그러므로 CEO라면 재무제표를 보고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150p. 그렇다고 24시간 일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창업가에게 휴식은 매우 중요하다. 출퇴근 시간이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업무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느슨한 만큼 창업가는 하루 종일 일더미에 파묻혀 지내기 쉽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서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는 때가 온다.
207p. 정부지원금 - 받지 마라.
213p. 사업계획서는 CEO가 날마다 쓰는 일기와 같다. CEO는 날마다 사업계획서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우리 회사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1년에 한 번 써놓고 벽에 걸어두는 그림이 아니다. 사업계획서는 매일 보면서 대화하고 수정해야 한다.
특별히 207p.는 편집도 예술이었으니 한 번 남겨보자.
VC와 창업, 그리고 엑싯까지 경험하고, 지금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캠퍼스 서울 총괄을 맡고 계신 임정민님이 쓰신 책이다. 먼저 현학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알기 쉽게 쓰여, 쉽게 술술 읽힌다. 난 "실제로 경험해본" 사람들의 조언을 꽤 존중하는데, 역시나 이 책도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다. 이 필드에서는 "정석"이 있다기 보다는 결국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부분들이 대부분인데, 저자의 유니크한 경험 덕에, 창업 준비 단계, 투자 단계, 그리고 회사를 키워 나가면서 알면 좋은 여러가지 사항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마치 옆에서 선배 CEO가 차 한잔하면서 전해 줄 법한 액기스들이 모여 있다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너무 정수들만 핵심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경험해 본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무릎을 치면서 읽었다)이지만, 아직 그 단계를 가지 못한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저냥 넘어갈 파트들도 많이 보인다. 반대로 얘기해서 나 역시 쉽게 넘어갔던 파트들에서 혹시 놓친 부분이 있을까 봐, 6개월 ~ 1년 뒤에 다시 한 번 읽어볼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웠던 점도 있었는데, 초기에 신용카드를 돌려막으며, 정말 힘들게 힘들게 살아남았던 에어비엔비 창업자 사례를 알려준다. 투자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MVP를 통해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동감을 하지만, 그렇다고 신용카드(심지어 비자(VISA)라운드라고 언급이 된다) 돌려막기까지 가는 것은 나는 절대 반대한다.
아무리 본인의 아이디어에 확신이 있고, 실행력이 넘치더라도,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사실 실패한다. 실패한 뒤, 창업자가 재기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를 사용하는 순간부터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신용카드가 연체되는 그 순간부터 주변 환경이 매우 괴로워진다는 한국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이 상황에서 무슨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까?) 이 조언은 다음 정도로 수정이 되면 어떨까 싶다.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자의 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초기에 돈이 부족하다면, 퇴직금을 걸고, 최악의 경우에도 본인 선에서 수습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서라도 스스로 투자하라" 혹시라도 책에 나온 이 조언을 보고 무작정 카드 돌려막기로 창업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병들이 있을까 싶어 적어 본다.
아쉬운 점을 감안하더라도, 막연하게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부터, 이제 막 회사를 창업해서 투자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 그리고 투자를 받은 다음, 회사를 키워가는 창업자들이 보기에도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