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BBK의 배신
- 독서노트
- 2015. 5. 4.
이거 최근에 읽은 책은 아니고.. 꽤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회사 분에게 빌려주기로 해서, 정리를 한 번 해 본다.
http://www.yes24.com/24/goods/7838232?scode=032
- 49p. 한 번은 MB가 나에게 말을 했다.
“왜 자본금이 필요하나?”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 되물었다.
”필요하지 않나요?”
MB다운 답이 돌아왔다. 설명이 이어졌다. 대개 회사에 100억 원 자본금이 필요하면, 회사 계좌에 1번 입금이든 여러 입금이든 총 100억 원을 입금하면 은행 지점에서 자본금 입금 확인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하게 되어 있다.
만약 100억 원이 필요한 경우, 은행 지점장과 미리 짜고 단 1억 원을 하루에 “입금, 출금”을 100번 반복한다. 그러면 은행이 ‘입금’처리만 먼저하고, ‘출금’들은 나중에 처리하여, 실제로 총 100억 원이 한순간 계좌에 입금된 것같이 둔갑하게 할 수 있다. (역시 우리 MB님은 꼼수의 왕..) - 213p. 하루에 내가 무엇을 했나를 10분 범위로 적는다. 그 일들마다 ‘반드시 했어야 할 일’, ‘나중에 해도 되었거나 하지 않아도 되었을 일’, ‘할 필요가 없었던 일’로 나누어 표시를 한다. 그래서 마지막 것만 아예 빼고, ‘해야 하는 일’들은 무조건 더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 261p. 실제로 대부분 학생들은 와튼에 다니면서 하루에 한정된 시간 동안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기회를 얻은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나는 능력이 있어서, 투자 은행이 원해서 이런 특별한 기회가 생긴 것이다. 다른 학생들은 나를 매우 부러워했다.
- 286p. 나 역시 믿기 힘들었지만, MB당선을 위하여 별의별 노력을 하는 검찰은, 내가 혹시나 기자들에게 발언을 하여 진실이 전달될까봐 겁냈다. 그것을 차단하기 위하여 미국 정부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대통령만 이용하는 통로를 나의 이송에 이용하도록 허락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공항을 통하지 않고 자동차로 직접 내가 탑승할 아시아나항공기에 도착했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그렇게 말이 많았던 BBK 사건을 김경준의 시각에서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시라. 언론/국회의원들이 설명한 것 보다,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김경준이 쉬운 한국어로 풀어서 설명 해 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대충 1부는 MB와 BBK에 관해, 2부는 본인의 미국 이민 생활에 대한 회고가 적혀 있다. 2부는 반쯤은 자기 자랑이고, 1부는 어느 정도 MB 보다는 BBK에 관해 진실에 근접해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김경준 조차도 본인에게 불리한 내용은 이 책에서 쏙 빼놓았다는 점이다. 읽다 보면, “응? 이건 사과를 해야 하지 않나?” 싶은 부분은 내용이 없다. –.-; 추가적인 소송 때문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종일관 ‘나는 억울하다’ 라는 입장 보다는 ‘이 부분은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라고 써 줬다면, 조금 더 마음 편히 이 책을 추천할 수 있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