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슈퍼펌프드 by 마이크 아이작

평점 : ★★★★★

정말 대단한 책이었다. 우버라는 회사가 실리콘밸리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미국은 물론, 글로벌에서 엄청난 성장을 하고, 그리고 누적된 문제들이 터지면서, 결국 창업자가 회사를 떠나기까지. 도대체 우버는 규제 그 자체인 차량 호출 산업에서 어떻게 그토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우버의 조직 문화, 그리고 창업자 캘러닉의 용병술, 조직 관리, 리더십까지 아주 적나라하게 소개한다. 그들은 경쟁사와 규제 기관을 따돌리기 위해 정보기관 요원들까지 고용할 정도로 집요했고,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그리고 지저분하고 나쁘) 시도를 많이 했다.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꼭 저렇게까지 했어야 하나? 하는 부분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 (아래 발췌한 부분은 내가 동의한다는 의미보다는, 정말 놀라서 적어둔 부분들이 더 많다) 한편으로는 저렇게까지 해야 그런 미친 성장을 할 수 있는 건가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상식적으로 보면, 우버가 한 여러 일들은 crazy 한 일들이 맞는데, 또 우버의 말도 안 되는 성장, 실제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가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또 할 말이 궁색해진다. (실제 투자자들도 그랬고)

우버와 창업자 캘러닉에 대한 이야기들 외에도,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깨알 같은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예를 들어, 애플은 어느 앱이 요즘 뜨는지 알고 있고, 실제 그런 앱의 창업자들을 미리 만나서 관계(?)를 쌓아 나간다고 한다. 그리고 유명 앱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칼질을 하기보다는 직접 대표를 불러서, 왜 그랬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이 동네도 결국 인맥인가..)

한국 관련 에피소드도 하나 나오는데,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

하여간 창업자분들, 그리고 미친 듯이 성장하는 회사의 단면이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 30p. 잉글랜드를 비롯한 포틀랜드의 단속 공무원들은 자신이 누구와 상대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들은 우버를 단지 열정이 과도한, 그리고 그 기업이 운송 시장에 몰고 올 변화를 과대평가하는 젊은 기술자들의 집단 정도로 봤다. 그리고 그들의 오만함을 젊은이들의 치기 정도로 폄하했다. 하지만 우버는 그렇게 순진하지 않았다. 그들은 전직 CIA, NSA, FBI 요원들을 채용해서 고도의 산업 스파이 조직을 구축했다. 우버 보안팀은 단속 공무원을 염탐하고, 그들의 디지털 활동을 감시하고, 때로 퇴근길까지 추적했다.
  • 45p. 일주일간의 행사가 끝나고 우버 재무팀은 비용 정산에 들어갔다. 이번 축하 행사에 들어간 돈은 모두 2,500만 달러 이상. 시리즈 A 라운드에서 우버가 받은 투자금의 2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중략) 그들이 그렇게 힘들여 일하는 이유는 누군가 말했듯이 '잘 나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날 그들은 실제로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
  • 155p. 캘러닉은 자신의 조직을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그래도 중요한 사실은 그가 언제나 직원들 뒤에 든든히 버티고 서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그는 전쟁터에 함께 있었다. 직원들에게는 캘러닉이야말로 최고의 창업자였다.
  • 163p. 그들은 새로운 도시에 진출할 때마다 수요의 바퀴를 돌리기 위해 먼저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승객의 수요가 충분히 크지 않다면, 운전자는 우버를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운전자의 공급이 충분히 크지 않다면, 승객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닭과 달걀의 딜레마였다. 초창기에 우버 관리자로 일했던 일리아 아비조프는 우버의 전략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말 그대로 닭은 사들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요" 다시 말해 우버는 수십만 달러를 들여 운전자를 사들였다. 
  • 172p. 캘러닉이 앞에서 연설할 때, 마이클은 회의실을 두리번거리며 사람들을 자세히 살폈다. 누가 몸을 앞으로 숙이고 있는가? 성과를 제시할 때 누구의 눈이 반짝였는가? 투자를 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은 누구인가? 일반적으로 회의가 끝나고 나면 투자자들은 곧바로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마이클은 애를 태우기 위해 즉각 대답하지 않았다. 
  • 178p. 구글의 첫 투자 라운드에 기여하면서 두 공동 창업자와 각별한 관계를 맺은 드러몬드는 2002년 구글에 합류해서 기업 공개에 이르기까지 경영에 함께 참여했다. 이후 드러몬드는 래리와 세르게이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중략) 캘러닉이 보기에, 드러몬드가 우버 이사회에 합류한다는 것은 구글의 전략적 역량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결국 드러몬드는 캘러닉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사회에 합류했다.
  • 227p. 채용 과정에서도 우버는 후보자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다. 우버는 후보자가 받아들일 만한 최저 연봉을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우버는 잔인할 정도로 효율적인 그 시스템을 활용해서 수백만 달러를 절약했다.
  • 230p. 캘러닉은 경쟁하는 환경을 좋아했다. 그는 최종 승자가 나타날 때까지 모든 부서가 권력을 놓고 싸움을 벌이게 했다. 이런 경영 방식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었다.
  • 244p. 중국 시장은 (사기와 가짜 승객으로 인해) 여전히 밑 빠진 독이었다. 캘러닉은 계속해서 물을 퍼붓는 수밖에 없었다. 팜의 팀이 해야 할 일은 어떻게든 물이 덜 새도록 막는 것이었다.
  • 258p. 앱스토어의 총괄 책임자인 에디 큐는 실리콘밸리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트업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앱스토어 책임자로서 큐는 매일 그래프를 보며 새롭게 인기를 끄는 앱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앱을 발견할 경우, 큐는 그것을 개발한 스타트업의 창업자를 직접 만났다.
  • 271p. 다음으로 캘러닉은 '헬' 기술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헬은 우버에서 가장 은밀하고 중요한 내부 프로그램을 지칭하는 별명이었다. 그것은 우버와 리프트에서 동시에 일하는 운전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이었다. 이를 위해 먼저 가짜 리프트 계정을 만들어 인근 차량의 위치를 추적했다. (하나의 계정에 최대 여덟 대까지) 그리고 이들 차량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서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며 리프트 운전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실제로 많은 리프트 운전자가 동시에 우버에서도 일을 했기 때문에, 우버는 리프트가 운전자에게 지급하는 급여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고, 항상 그것보다 높은 보수를 제시했다.
  • 272p. 또한 우버는 슬라이스인텔리전스와 같은 업체로부터 거래 관련 데이터를 사들였다. 이런 데이터 중개 업체들은 신용카드 회사나 유통 업체로부터 익명화된 다양한 구매 데이터를 사들여서 분석하고 분야별로 분류해서 다른 기업에 되팔았다. 예를 들어 우버는 리프트의 거래 영수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경쟁사의 요금 체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 284p. 결국 브라질에서 16명이 넘는 우버 운전자가 살해당한 뒤에야 우버는 앱상에서 신원 확인과 보안 절차를 강화했다. 물론 캘러닉을 비롯한 우버 경영진은 신흥 시장에서 운전자가 직면하는 다양한 위험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했기 때문에 운전자의 안전은 그들에게 부차적인 사안에 불과했다.
  • 302p. 캘러닉은 '워케이션' 기간에 엔지니어들로부터 새로운 비밀 병기를 선물 받았다. '워케이션'은 우버의 전통으로서, 직원들은 12월에 이주일 동안 쉬는 대신 자신들이 원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었다. 
  • 312p. 우버는 정기적으로 스트립바에서 파티를 열었다. 일반적으로 우버 임원이 고객 접대나 비즈니스 개발 명목으로 그 비용을 결제하고, 다른 임원이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그런 식으로 접대비를 처리했고 이는 나중에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
  • 346p. 성장에 대한 집착은 때로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유발했다. 우버 관리자들은 다른 부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도 그들 자신의 성장을 양보하지 않았다.
  • 347p. 우버에서 성장이란 일반 직원과 최고 성과자를 구분하는 잣대였다. 최고 성과자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었다.
  • 398p. 캘러닉은 레반도브스키의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그를 해고할 수는 없었다. 레반도브스키는 캘러닉처럼 매력을 타고난 인물이었다. 
  • 401p. 닉 기신토가 이끄는 SSG 직원들은 가상사설망 VPN과 싸구려 노트북, 그리고 선불 무선 핫스팟을 활용하여 감찰과 첩보 활동을 수행했다. (중략) 그들은 디디와 리프트 인사들을 추적 촬영하고 특정 지역의 유명 정치인과 법조인, 경찰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 404p. 우버는 조직 전반에서 '데이터 쓰레기 청소'라는 명목으로 내부 이메일과 단체 채팅, 기업 데이터를 대량으로 삭제했고, 직원들은 크게 당혹감을 느꼈다. 우버 직원들은 검찰 소환에 대비해 경영진이 증거를 없애고 있다고 봤다.
  • 439p. 한 투자자는 캘러닉이 그들을 마치 버섯처럼 대했다고 했다. 다시 말해 거름이나 주면서 어둠 속에 처박아두었다는 것이다. (중략) 상당한 지분을 확보한 투자자는 기업에 관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캘러닉은 막무가내였다. 그는 한 투자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고소하세요. 그런데 자신이 투자한 기업을 고소하면 이 시장에서 당신의 평판은 어떻게 될까요?" 옳은 말이었다.
  • 449p. 벤치마크 파트너들은 캘러닉에게 전할 서한을 열두 가지 버전으로 작성했다. 그것은 다가올 최후의 만남을 위해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작성한 것이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로펌인 폴앤와이스 변호사들은 각각의 버전을 면밀히 검토했다.
  • 460p. 퇴임식에서 경영자들은 대개 '한발 물러나 자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라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은 조직 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벤치마크 역시 캘러닉에게 명예 퇴진의 사치를 누리게 할 생각이었다.
  • 489p. 코스로샤히는 프레젠테이션 중에 한 장의 슬라이드를 띄워 좌중을 모두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 슬라이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두 명의 CEO는 존재할 수 없다." 코스로샤히는 회의실을 둘러보면서, 특히 캘러닉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우버의 새로운 리더가 될 사람은 자신이며 캘러닉은 완전히 손을 떼야만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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