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정말 아이폰을 들여올 수 있을까?

SKT 정만원 사장님께서 언론을 통해 “고객이 원한다면, 아이폰4를 출시할 수도 있다”며 계속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데, 정말 가능한 시나리오일까?

1. 삼성과의 관계

KT에서 아이폰3G와 3GS를 출시하자, 위기를 느낀 SKT는 삼성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 삼성의 이재용 부사장이 SKT에 아이폰을 도입을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루머는 둘째치고, 이석채 KT 회장이 불만을 토로할 정도로 삼성은 SKT를, SKT는 삼성을 밀어줬다. 만약 SKT에서 아이폰을 출시한다면 삼성이 지금처럼 전략폰 (옴니아1, 2, 갤럭시A, S 등등) 들을 SKT에만 우선 공급해 줄 수 있을까?

2. AS 문제

SKT에서 틈만 나면 물고 늘어지는 것이, 애플의 AS 정책이다. 알다시피 국내에서 판매된 아이폰의 경우, 간단한 고장에도 수리는 불가능하고, 무조건 리퍼 제품으로 교체를 해야 한다. 국내 업체였다면 4~5만원 부품값만 내고 수리가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 아이폰의 경우는 30~40만원을 내고 휴대폰을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애플의 AS정책은 전세계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고작 인구 5천만도 안 되는 조그마한 통신시장을 위해 변경할 것 같지는 않다.

SKT가 아이폰을 들여오기 위해서는, 애플이 조그마한 한국 시장을 위한 AS 정책을 새로 만들던가, 아니면 SKT가 스스로 줄기차게 비판한 사항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3. 애플의 요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애플은 휴대폰을 팔면서 통신사의 데이터 수익에 대한 일정 부분 커미션을 요구한다. 기존 제조사에게 수익 배분은 커녕, 마케팅비 분담까지 요구했던 SKT로써는 애플의 정책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애플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면, 갤럭시S를 팔고나서, 고객의 통신비 중 매달 3천원씩을 넘기라는 삼성의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없어진다. (KT도 덕분에 삼성이랑 틀어졌다)

4. 무선 데이터 ARPU

SKT는 음성수익으로만 돈을 벌지 않는다. 타사(KT, LGT)에 비해 앞선 기술(;)과 서비스(;)로 데이터 수익도 짭짭하게 벌어왔다. 각종 문자 관련 서비스, 아이 위치 찾기, 동영상 서비스, 벨소리 다운로드, MMS, 메신저, 버스 정보 안내, 교통 정보, 주식 정보 서비스 등등.. 그러나 아이폰에서는 이러한 자사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이 제한될 뿐더러, 유사한 서비스들이 훨씬 더 나은 품질로 무료로 제공되거나, 애플만 돈을 버는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제공된다. SKT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위 모든 사항에도 불구하고, SKT가 아이폰을 도입한다면, 분명 그것은 회장님 지시사항일 것이다. (....) 그렇지 않고서야, 기존의 모든 비지니스 관행을 뒤집는 아이폰을 그리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러니 제발 AS만 해결된다면 도입할 수 있다는 연막 작전 좀 그만 쳐라.

ps) 약간은 다른 얘기로, 만약 SK 최태원 회장님께서 아이폰을 도입하라고 한 말씀 하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위 모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진 곳 또한 SKT다. 아이폰 전용 AS 센터를 구축하고, (이미 외산폰에 대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 애플이 share를 요구하는 요금만큼 고객에게 부담을 지운 새로운 요금제의 출시, 그리고 아이폰 환경 하에서 기존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 (모바일 웹, 앱, 플랫폼 구축 및 SDK 배포 등등) 모색.. 딱 한 가지 해결이 안되는 것이 1번인데, 나는 그래서 루머가 루머같지 않게 들린다.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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