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모임에서 관련된 내용이 나와서 생각을 한 번 정리해 본다. 보통 규제 혁신이나 개혁을 이야기할 때 (특히 스타트업에서) 우리나라는 규제가 너무 복잡하고 많아서 (혹은 명확하지 않아서) 사업하기가 어렵다고들 많이 이야기한다. 단순히 규제의 양에 관한 문제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법에 "~~ 을 하시오"라고 나와 있는 것만 해야 하고(positive 규제), 그 외의 것은 불법이다. 이러다 보니, 법이 아직 채 따라가지 못한 신기술, 신산업에 과감히 도전할 수 없고, 이를 통한 혁신도 어렵다. 이와 반대되는 사례로 보통 중국과 미국을 많이 언급하는데, 이 두 나라는 "~~ 을 하지 마시오"라고 불법으로 규정한 것 외에는 기본적으로 다 합법이고, 해도 된다. (negative 규제) 그러다 보..
검찰은 행정부 내에 속해 있는 행정 조직이다.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국민이라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법을 정하고, 이 법을 어기면 처벌을 한다. 그렇다면 누가 법을 어겼는가? 에 대한 조사와 1차 판단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고 이를 수행하는 조직이 바로 검찰이다. 누군가 죄가 있다는 의심이 들면, 검찰은 다양한 기본권을 제한하며 수사를 할 수 있다. 애초에 수사라는 게 그런 거니까. 나쁜 놈은 처벌하는 게 맞는데, 문제는 검찰이 의도를 가지고 나쁜 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일단 잘못 A를 찾다가, 원하는 것을 못 찾으면 원래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나온 소소한, B, C, D를 가지고 기소를 해 버릴 수도 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는 오랜 격언을 생각해 보자. 설사 당사자..
회사가 역삼 쪽이다 보니 가끔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갈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동네 집(내 경우에는 오피스텔) 임대비용이 너무 비싼 것을 알기에, 그리고 지금 있는 동네(분당)의 만족도가 높아서 꼭 이사를 가야할까? 정도로만 생각을 하다가, 최근에 본격적으로 이사를 고민하게 되었다. 일단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역삼동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유사한 크기의 오피스텔의 비용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90만원 수준이다. 이렇게만 보면 뜨악 할만한 비용이지만, 막상 다시 계산을 해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일단 역삼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 회사에 걸어갈 수 있으므로, 교통비 (2400원 * 2 * 20 = 월 10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월세로 낸 비용의 10%는 소득공제(2016년 ..
티스토리의 글쓰기 화면은 구리다. 티스토리의 글쓰기 화면티스토리가 다음으로 완전히 인수된 이후, 내가 기억하기로 적어도 글쓰기 화면에 대해 major 업데이트가 된 적은 없었다. 반면 경쟁사인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SmartEditor3.0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등, 사용자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 왔다. 네이버 블로그의 SmartEditor3.0 글쓰기 화면 (다른 것도 좋지만, 일단 브라우저에서 클립보드로 복사된 이미지를 바로 붙여넣을 수 있다!)네이버와 다음의 개발자의 인원수 차이를 생각 해 보면, 다음을 향해 모든 영역에서 네이버 수준을 맞춰 달라는 건 무리다. 다음이 한정된 개발 자원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에 대해 별 불만은 없다. 더군다나 티스토리 ..
우리가 흔히 리모컨이라 부르는 이것의 정식 명칭은 remote controller 이다. 주로 IR(적외선) 센서를 통해 본체와 미리 정의된 간단한 신호를 주고 받아, 본체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본체를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나는 가까운 미래에 remote라는 단어가 조금 더 확장될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는 본체에서 몇 미터 떨어진 상태에서 조작하는 수준이지만, 이 몇 “미터”의 제한이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찜통 같은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집에 들어가기 10분 전에 미리 에어컨을 가동한다. 반대로 너무 너무 추운 시즌에는 집에 도착하기 30분 전에 미리 보일러를 가동한다. 퇴근 시간이 유동적이어서, 세탁기의 예약 세탁 기능을 활용할 수 없을 때, 회사에서 퇴근을 하면서..
난 건전한 의견과 합리적인 의심을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직책자"가 내는 의견은 의견이 아닌 의사 결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조심해야 함. 권한의 위임. 1번과 엮여서.. 난 이 문제에 대한 선택권은 담당자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의견”을 내 버리면, 담당자는 권한을 위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음. 그렇다면 해결책은.. 팀장은 의견을 안 낸다. 팀장의 의견이 합리적이지 않으면 가뿐하게 씹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 1번은 어차피 말이 안 되고, 2번은 “무엇이” 합리적인가? 에서 다시 막힘. 그리고 애초에 어느 길로 가도 크게 상관 없는 문제에서 의견이 갈리면 어떻게..? 잘 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은 반드시 필요함. 언제나 부정적인 피드백이 나가면, 담당자는 무슨 재미로 일을 할까? 내..
제목이 이게 적당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적어보자. 오늘 사무실을 이사하면서 잡다한 서류들이 많이 나왔는데, 한 덩이의 서류 뭉치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서 정리 해 봄. 보기만 해도 막막해 보이는 특허 명세서들 올해 초에 우리 회사 법무팀에서 특허법률사무소들을 평가하기 위해 sample 제안서를 주고, 명세서를 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하필이면 내가 예전에 썼던 특허 제안서를 샘플로 쓰는 바람에 졸지에 내가 명세서 평가를 해야 했다. 당시가 3월 중순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가 한창 바쁘기 시작할 때라, ‘대체 내가 지금 이걸 왜 해야 하나’ 하는 멘붕이 좀 왔었다. (분량을 보시라..) 우리 할 일도 바빠죽겠는데 갑작스럽게 말도 안 되는 일정으로 to do list에 끼어드니.. 참.. ..
주의 : 아래 내용들은 애플의 keynote를 보고 적은 개인적인 단상들이며, 근거 없는 추측들이 많습니다. :) iMessage iOS 사용자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는 폐쇄적인 메신저라며, 평가절하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생각엔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iMessage가 기본 SMS앱과 통합되어 있고, 3G/WiFi 제약도 없고, 별도의 설치 과정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면, 아직까지도 “어플”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이게 iMessage인지, SMS인지 모르고 사용한다는 점이고, 그렇게 서서히 퍼져나갈 듯.. iMessage가 대세가 되면, 당연히 안드로이드도 기본 SMS앱에 google talk을 통합할 것이고, (이미..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고, 앱스토어를 만들면서 모바일에서 앱을 설치하고 업데이트하는 절차가 많이 간편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바일은 아직 모바일이다. PC처럼 클릭 한 번으로 자동 업데이트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사실 PC에서도 잦은 SW업데이트는 정말 귀찮다. 곰플레이어의 쓸데 없는 업데이트를 떠올려 보라!) 앱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는 퍼포먼스의 한계로 다른 작업들이 버벅이게 된다. WiFi를 통해 앱을 다운 받다가, WiFi 지역을 벗어나게 되면, 뭔가 꼬여서 업데이트가 안 되거나, 피 같은(;) 3G 데이터를 소모해야 한다. 그 뿐인가? 애플은 정책적으로 앱 업데이트를 받는 경우에도 매번 꼬박꼬박 비밀번호를 눌러줘야 한다. 이쯤 되면 앱 개발자들은 사용자가 앱 업데이트를 매우 귀..
트위터에서 재미난 사진을 한 장 보았다. 아마 사진 제목이 CEO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 정도였던 거 같은데, 아래 사진은 내가 기억하는 사진은 아니고, 대충 비슷한 사진을 가져온 거. 빌게이츠 vs 발머, 발머 vs 잡스 출처 : http://www.amrzxc.com/2010_05_01_archive.html 문득 이 사진을 보고 떠오르는 바가 있어, 오밤중에 아래와 같은 비교 표를 만들어 보았다. 보시다시피 LG유플러스의 주가는 이상철 부회장이 취임한 이래로 줄곧 내리막 길을 걷다가, 급기야 사상 최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LG통신 3사를 합병 시키며, 탈통신을 외친 이상철 부회장의 비전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합병으로 인해 덩치가 커지자, 더 이상 정부로부터 혜택도 못 받고, 그렇다고 뚜렷한 합병 ..
IE7이 도입되던 때였나. MS에서 웹 사이트들의 과도한 팝업 띄우기가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자, 브라우저에 팝업 차단 기능을 집어넣고, 기본 설정을 “팝업 차단하기”로 하는 바람에 국내 웹사이트들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광고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중요 공지는 물론, 일부 메뉴마저도 팝업으로 도배해 놓은 사이트들이 적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2004 년의 그런 소동을 거쳐,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팝업을 통해 중요 공지나 광고를 뿌려대던 “관행”은 사라졌고, 꼭 팝업 효과가 필요한 경우, 다른 기술을 사용하여 비슷한 효과를 구현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 IE9의 출시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도 일부 웹 사이트는 여전히 팝업이 차단되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
Social Network Service의 준말이라는 SNS.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쓸지 모르겠는데, 내 경우를 보면 온라인 상의 SNS는 크게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것 같다. 친목 도모 정보 습득 친목 도모는 아무래도 초기 SNS의 역할이었다. 오프라인에서만 만나던 친구들을 온라인에서 만나니, 서로 쉽게 소식도 전하고, 댓글도 달고, 사진도 구경하고.. 기존에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온라인에서 하게 되니, 그저 신기할 뿐이고, 그렇게 열심히 사용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점차 이런 온라인 상에서의 친분관계가 참 피상적이라는 걸 깨닫게 되고, 댓글에 댓글을 달아야만 친분 관계가 유지되는 것 같은 묘한 압박감에 점차 “피곤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와 친구들 사이의 수다로만 알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