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가야 하는지에 대한 비용적인 고찰

회사가 역삼 쪽이다 보니 가끔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갈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동네 집(내 경우에는 오피스텔) 임대비용이 너무 비싼 것을 알기에, 그리고 지금 있는 동네(분당)의 만족도가 높아서 꼭 이사를 가야할까? 정도로만 생각을 하다가, 최근에 본격적으로 이사를 고민하게 되었다.

일단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역삼동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유사한 크기의 오피스텔의 비용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90만원 수준이다

이렇게만 보면 뜨악 할만한 비용이지만, 막상 다시 계산을 해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

일단 역삼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 회사에 걸어갈 수 있으므로, 교통비 (2400* 2 * 20 = 10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월세로 낸 비용의 10%소득공제(2016년 기준 연간 한도는 75만원)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으므로, 6.3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얼핏 보면, 월세 90만원이 굉장히 비싸 보이지만, 실제 월 부담금은 90 - 10 - 6.3 = 74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게다가 보증금을 제외한 기존 전세자금(1.4-0.1= 1.3)을 활용한 투자수익도 고려를 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Risk를 감안하고, 보증금 차액을 P2P 업체에 투자를 한다면, 세금과 채권부실률을 감안하더라도, 세후 약 7%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월로 환산하면, 매달 1.3억 * 0.07 / 12 = 76만원의 기대 수익이 생긴다.

, 1.4억 전세에서 회사 근처 보증금 1000만원 / 월세 90만원 숙소로 이사를 할 경우, 실제로 주거비 부담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계산이 맞다면 오히려 매달 2만원의 수익이 생긴다!!) 매일 2시간 정도의 출퇴근 시간이 없어 지기 때문에 삶이 질이 개선된다.

그래서 기쁨 마음에 열심히 부동산을 뒤져보고, 실제로 몇 군데를 방문 해 봤으나, 강남권 대부분의 오피스텔이 전입신고가 되지 않았다. 망할.. (잘 모르는 부동산에서는 부가세 환급 이런 것 때문에 전입신고가 안 된다고 하는데, 이미 지어진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사실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환되더라도, 부가세 환급은 이슈가 아니다. 그냥 집주인들이 해주기 싫은 거..)

몇몇 전세 물건들은 오히려 전입신고를 허용 해 주었지만, 이 경우에는 기존보다 전세금은 7~8천만원 정도 비싸지는데, 이 정도 기회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꼭 회사 근처로 가야할까? 라는 의문이 생겨서 이사를 거의 포기하려던 차에..

전세자금대출이라는 매우 신기한 제도를 알게 되면서 급반전이 시작되었다. 전세자금대출이란,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부부의 연소득 합산이 6천만원 이하이고, 무주택자일 경우, ()세 계약서상 임차보증금의 70% (수도권의 경우, 최대 1.2)까지 저렴한 금리(대략 2.8%~3.5%수준)로 대출을 해 주는 제도이다예전이라면 연봉 6천 제한은 나에게 꿈도 못 꾸던 (...) 수치였으나이제는 스타트업을 하는 관계로 연봉이 조건에 맞다. (슬퍼해야 하나.. ..)


주요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의 평균금리

하여간, 핵심은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저리(3%)로 돈을 빌려서, 적절한 리스크를 짊어지고, 고수익(7%)을 낼수 있다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일단 전세자금대출의 대출금리는 조금 보수적으로 3.3%로 보았고, 복비는 (보증금 + 월세*100) * 0.004 로 계산한 값을 2년에 걸쳐 낸다고 계산하였다. 투자 수익 또한 규모가 커졌고, 여러 리스크를 감안하여, 7%로 계산하였다. 그 외 전세자금대출 이자에 대한 소득공제는 계산이 너무 복잡하여 제외하였다.

이렇게 표를 놓고 보면, 대출금리와 투자수익률에 따른 차이로 인해 놀랍게도 1000/90 이나 전세 2.1억이나 실제로 내가 지금보다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금액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대부분 10만원 미만이다. 10만원 정도는 앞서 설명한대로, 어차피 월 교통비로 충분히 상쇄되는 금액이므로, 실질적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주거+교통비 부담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고, 오히려 매일 2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물론 전세자금대출이 원하는 한도/원하는 금리로 나오지 않거나, 투자수익이 원하는 수준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항상 저 계산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처음 생각한 것 보다 부담이 크진 않은 거 같아서, 아마 난 이사를 가게 될 것 같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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