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이 옮겨졌다.
- Diary
- 2013. 10. 10.
우리 팀이 원래 있던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옮겨져서 다들 멘붕에 빠져있다. 혹자는 좋게 생각하라고 조언을 하지만, 우리가 원한 것은 “정규조직화”가 되는 것이 아니고, 진짜 진짜 열심히 달려서 우리만의 startup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그리고 정말 솔직히 말하면, 회사 정규조직으로 편성되는 건 장점 보다는 단점이 더 많을 것 같다.
KPI도 작성해야 될테고, 보안 점검도 받아야 될테고, AWS랑 bitbucket은 그대로 쓰도록 내버려두려나.. 아이맥 대여 해서 쓰고 있는데, 여기에다가도 보안 프로그램 깔라고 할까봐 걱정되고, (회사 내 자료나 회사 고객 자료는 아무것도 안 쓸 테니 제발 IT팀은 신경 꺼 줬으면 좋겠다) 아예 아이맥 반납하고 회사에서 지급한 좁디 좁은 맥북프로로 개발하라고 할까봐 이것도 걱정. 정말 의미없어 보이는 주례보고도 적어야 될 것 같고, 누가 우리가 쓴 주례보고 때문에 딴지 걸까봐 그것도 걱정. 혹시라도 이건 우리 팀 role인데 왜 너네 팀이 하냐? 라고 딴지 걸면 어떻게 하지? 그리고 우린 개발 + 사업 조직인데, 우리 회사 내에는 이런 조직은 없으니, 그냥 개발 조직이 되어도 문제. 사업 조직이 되어도 문제.. 상위 조직에서 엑셀이나 워드 문서 던져주면서 채워서 보내라고 하면 또 짜증날 것 같고..
가장 큰 문제는 분사옵션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 이러면 우리가 밤낮없이 죽어라고 일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설사 우리 사업이 잘 돼서 대박이 나더라도, 그냥 회사가 좋은거지.. 개인한테 돌아오는 거래야.. 그냥 인센티브 몇 백 더 받는 정도일까? 내가 왜 밤 늦게까지 이 일에 올인해야 할까? 에 대한 답이 없다.
하여간 단점은 정말 정말 많이 보이는데, 딱히 좋아진 점은 없는 것 같아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