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패스트트랙 통과에 즈음하여
- Diary
- 2019. 4. 30.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선거법과 공수처법에 대한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었다. 자유한국당 측 주장의 큰 줄기를 보면,
1. 선거법은 경기의 룰이다. 이 룰을 처리하는데, 제1야당 없이 처리하는 게 말이 되는가.
2. 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연계하여 처리하는가. 이것은 야합이다.
이게 왜 다 말이 안 되냐면,
1. 선거법은 경기의 룰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전체 합의를 통해서 바꾸는 게 맞다. 이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개정이 필요한데, 정작 자유한국당은 지난 몇 개월동안 논의에 참여를 안 했다. 심지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18년 12월에 논의를 하겠다고 합의까지 했지만, 또 안 했다. 그래서 "강제로" 논의에 참여하라고 패스트트랙(너네 계속 논의 안 하고 배 째면, 최대 330일 뒤에 무조건 표결할 거다)에 넣었다. 애초에 패스트트랙에 법안이 들어오게 된 빌미를 준 것이 누구인가? 그리고 왜 계속 마치 지금 법이 통과된 것처럼 사실 관계를 바꿔서 이야기하는가? 자유한국당은 지금부터 논의에 참여하면 된다. 만약 지금부터 여당이 패스트트랙만 믿고, 자유한국당이 했던 것처럼, 논의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330일 뒤에 표결에 들어간다면, 지금의 비판을 이해해 줄 의향은 있다.
2. 언제부터 상관이 있는 법들만 묶어서 처리했나? 여당과 야당이 필요한 법안을 하나씩 주고받는 것이 정치 아니던가. 나의 소신과 지지자들의 여론을 감안하여, 도저히 받을 수 없는 법안은 피하고,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한 법안들은 내가 이 법안을 원하면, 대신 저 법안을 내주고. 대신 서로 원하는 만큼 일부 수정하고, 타협하고, 협의하고. 그게 정치 아닌가? 미국도 그렇게 하고, 지금까지 대한민국도 그렇게 했다.
난 아직도 왜 고작 패스트트랙을 가지고 이 난리를 치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 결국 자유한국당이 원하는 것은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이를 통해 정치, 사회, 경제를 어렵게 하고, 국민이야 어찌 됐든, 정부가 잘 안되어고,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 다음 정권을 잡겠다는 그런 것인가? 그런 유치한 게 아니라면, 제발 국회 안에서 협의하고, 제발 법 좀 통과시켜라. 그러라고 당신들을 뽑은 것이고, 우리 세금으로 당신들 월급이랑 활동비를 주는 거다.
그리고 언론은 기계적인 중립 말고, 제발 상식선에서 아닌 것은 좀 아니라고 말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