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인사

내 맘대로 만든 용어인데, 눈치인사라고 불러야 할지, 아님 약식 인사라고 불러야할지. 하여간 대충 눈으로 인사를 하고 고개만 살짝 까딱하는 인사에 버릇이 들었나 보다. 변명을 좀 해 보자면, 학교에 있을 때 이제 후배들이 더 많아지다 보니 살짝 고객만 까딱 하는게 버릇이 됐고, 얼굴만 보고는 아리까리한 사이가 많다보니, 고개를 숙이다가도 상대방이 모른척 하고 지나가면, 혼자만 뻘쭘해지기가 싫어서 얼른 고개를 들기 위해 살짝 숙이는게 버릇이 된 것 같다.

회사에서 인사를 할 때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한 모양인데, 오늘 다른 팀 과장님께서 내 자리에 오시더니,

"채현. 인사를 할려고 하고 말려면 말아라. 인사를 하려는 듯 하다가 고개만 살짝 숙이고 지나가면, 상대방은 어떻게 해야되냐. 왠만하면 신입사원이니깐 인사를 깍듯하게 하는게 좋겠지. 여기 다 너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고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야."

문득 회상을 해보니 우리팀 사람들은 나름 친하다고 살짝, 다른 팀 사람들은 혹시나 이 분이 날 몰라서 인사를 안 받아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방어적으로 인사를 하다보니 또 살짝. (나도 안다. -_-; 변명이 지나침) 그렇게 사가지 없이 고개를 까딱인 거 같아서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해드렸다.

이거이거 생각해보니 상무님께도 살짝 -_-; 인사를 드렸던 것 같다. 앞으론 신입답게 90도 인사를 해야지.

그리고 과장님의 마지막 한 마디도 나에겐 뼈아픈 한 마디가 될 것 같다. 과장님이 보시기에는 나이는 어린게 공부 좀 했다고 지 잘난 맛에 인사도 잘 안하고 다닌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다른 분들도 나에 대한 이미지가 저러실까? 회사에선 내가 오기도 전에 좀 부담스런 이미지가 퍼져있어서 운신이 폭이 너무 좁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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