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충고하기

알다시피 누군가에게 충고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 가치관이 성숙되기 전인 10대라면 모를까, 그래도 클만큼 컸고, 그래도 좀 세상을 경험했다고 까부는 이십대 이후부터는 더 어렵다.

친한 친구사이에도 무언가 충고를 한다는 것은 조심스럽다. 사실 내가 옳다는 확신도 없고, 설사 100% 옳은 일(이라는 건 없겠지만, 대다수가 맞다고 여기는 일)에 대해 지적을 하더라도, 충고를 받은 본인은 그 동안 살아온 관성 때문에 바뀌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충고를 받을 그릇조차 안되는 사람은 도리어 화를 낸다. 이런 일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굳이 내가 생각하기에도 '저건 아닌데..' 라는 행동을 계속 하는 주변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굳이 주변에 계속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안 친하게 지내게 된다. "~씨", "~대리님", "~과장님" 이라는 사회적 호칭으로 부르고, 피상적인 관계만 유지하면 된다.

남에게, 일천한 자신의 인생 경험을 늘어놓고 잘난 척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굳이 별반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충고를 하겠는가? 큰 맘 먹고 얘기 해 줘봐야, 좋은 반응이 기대되는 상황도 아닌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충고를 전하는 의미는 그래도 이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충고를 받은 사람은 충고를 해 준 사람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도 아직 성인군자가 못되는 까닭에 누군가에게 충고를 받으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보다는, 서먹한 웃음으로 그 어색한 상황을 넘기는데 급급한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뒤늦게 깨달은 바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마음 속 깊이 감사하고, 나중에 더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말로는 충고를 받아들였다고 하면서, "주제에 나한테 충고를 하더라" 라고 (농담으로라도) 말하고 다닌다면, 어느 누가 당신한테 쓴소리를 해 주겠는가.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아. 이 사람은 이정도 수준이구나'라고 느끼며, 당신한테는 더 다가가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하는 걸 아마 당신은 모를꺼다.

결론) 누군가 나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해 준다면, 내가 생각하기에 이게 맞건 틀리건 그 사람에게 우선 고마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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