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구글 코리아를 압수수색 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대부분 사람들은 ‘대체 왜?’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구글이 WiFi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이슈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대체 그 정보를 왜 모았는데? 라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꽤나 잘 분석된 블로그 글도 있고, 과도하게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글도 있는데,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 번 읽어보시라.

특히 두 번째 소개된 링블로그 그만님의 “구글은 무엇을 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수집하고 본다”라는 의견에 공감이 안 되어서 오밤중에 글을 써 본다.

한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분석해보자면, 구글이 굳이 스트릿뷰 촬영을 하면서 WiFi 정보를 수집한 까닭은 GPS 정보가 함께 수집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왠만큼 관심 있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WiFi AP의 신호 세기와 당시 수집 위치 저장해 놓으면,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추정할 수 있다.

궁금하신 분은 요기 참조.. http://xlos.tistory.com/1167

GPS도 있는데, 왜 굳이 WiFi냐고 묻는다면, WiFi AP 정보만 있다면, 실내에서도 위치 추정이 가능하거니와, AP만 충분히 많다면, 의외로 정확하게 위치 계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업체가 바로 Skyhook Wireless라는 회사고, 이 회사는 이미 전 세계에서 WiFi AP 메타 정보와 위치 정보를 수집하여, WiFi 신호 세기를 이용한 단말기의 위치 측위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Skyhook 사가 애플에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GPS가 없는 iPod touch에서도 가끔 지도 찾기에서 내 위치를 정확히 찾곤 한다.

갑자기 뜬금없이 Skyhook과 구글은 무슨 상관인지 의문이 생긴다면, 아이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바로 안드로이드이고, 이 안드로이드를 주도적으로 만들고 있는 곳이 구글임을 상기하자. Skyhook이 애플에게 얼마의 비용을 받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폰의 전 세계적인 대박 덕분에 주가를 올린 이 회사는 자신들의 위치 DB를 제공하는 댓가로 국내외 업체에게 꽤 많은(!)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 덕분에 국내 통신사는 자체적으로 AP 위치 DB를 구축하는 중이다.

아이폰의 강력한 경쟁자인 안드로이드 입장에서는 아이폰과 동등한 수준의 위치 측위 기반 기술을 제공하고 싶었을 것이고, 당연히 Skyhook과 접촉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_아마도_ 비용 문제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 구글인지, 아니면 제조사인지)가 풀리지 않은게 아닐까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구글은 Skyhook이 전세계를 돌며 AP의 위치 정보를 수집하는 일과 비슷한 일을 이미 하고 있다(!). 바로 스트릿뷰 서비스를 위해 자동차로 사진을 찍으며 사진과 사진의 위치 정보를 저장하는 일이다. 어차피 스트릿뷰 유지 보수를 위해 자동차는 돌고 있는 거고, 거기에 WiFi AP하나 얹는 것은 그리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마도 겸사겸사 같이 수집을 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까. 구글 입장에서는 Skyhook에게 지속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 보다는, 자체 AP 위치 DB를 구축해서 누구나 무료로 등록하고 쓸 수 있게 공개 해 버리는 편이 더 나을 테니까.

물론 그 과정에서 AP정보 외에도, 개인 정보까지 수집한 것은 실수인지,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지만, 적어도 그만님 주장대로 “무턱대고 일단 수집하고 보자”라는 의견은 여러 가지 정황 증거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IDC를 가진 구글이지만, 언제 쓸지도 모르고, 목표도 없는 정보를 전 세계에서 끌어 모았다기 보다는,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를 모았다고 보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 2010.8.12에 추가합니다. ---------

구글은 이미 공식적으로 WiFi 정보 수집 이유를 밝혔었네요. 구글의 모바일팀에서 구글 모바일 지도 서비스에서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SSID와 MAC 주소와 같은 AP의 메타 정보를 수집했다고 합니다. 링크 정보를 알려주신 Vincent님께 감사드립니다. 이거 확인을 안 하고 글을 썼더니 이런 민망한 경우가..

아래 추측은 그냥 음모이론으로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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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일이 이렇게까지 된 마당에 구글이 WiFi 정보를 모은 목적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은 순전히 나의 추론이지만, 아마도 skyhook의 특허와 관련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까 말한대로 국내 통신사는 자체적으로 AP 위치 DB를 구축하는 중이며, SKT에서는 이미 유사 서비스를 상용화 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특허분쟁의 소지가 있다.

생각해보라. 차후에 구글이 전 세계 AP 위치 DB를 무료로 공개했을 때, 제일 먼저 들고 일어날 곳이 어디인지를 말이다. 개별 국가의 통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것 보다, 구글과 같은 global company와 소송을 벌여서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Skyhook이 구글과 어마어마한 금액의 송사를 벌이는 것만으로도, 각 통신사들에게 자사와 라이센스를 체결하라는 무언의 압박이 될테니 말이다.

게다가 Skyhook은 WiFi AP 신호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위치 계산을 하는 것 외에도, AP를 수집하는 방법과 AP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차량 경로를 계획하는 방법 등에도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만약 구글이 실제 WiFi를 이용한 위치 정보 서비스 제공을 계획했고, 이를 위해 AP 정보를 수집했다면, 그것만으로도 Skyhook이 딴지를 걸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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