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여기, 공자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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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자기계발서/경제서적/IT기술서적만 읽는 거 같아서.. 독서의 폭을 넓혀 보고자 쌩뚱 맞은 책을 하나 골랐으나, 이 책은 별로다. –_-;;

저자는 공자가 55세부터 13년 동안 천하를 주유하던 기록을 쫓아, 직접 현장을 둘러보며, 역사서에 나와있는 공자의 흔적들을 흥미롭게 풀어주려고 노력한다. 평소 공자왈 맹자왈 말씀은 많이 들었으나, 정작 이 분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에,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 책을 골랐다. 그런데 뭔가 딱 이거다! 하는 내용이 없다.

단편적으로 나와 있는 역사서의 기록들을 저자 나름대로 해석을 하지만, 그야 말로 수박 겉핥기에 그렇다고 딱히 저자의 해석에 공감이 많이 가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각각의 에피소드가 그다지 연결도 안되고.. 차라리 중간 중간에 삽입된 의미 없는 기행문을 빼고, 사건들이 발생한 각 시대 상황과 공자님 말씀과 행동에 대한 고찰을 좀 더 넣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마 이 책에서 건진 거라고는 공자님이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르게 그리 근엄하지 않게 생기셨다는 거랑, 키가 2m 10cm가 넘는 이미 그 시대의 위너였다는 점 정도.

책 31p에 나오는 공자연거상.
의외로 귀엽게(?) 생기신 공자님.

  • 싸움이 심히 격해졌다. 포 사람들이 두려워서 공자에게 말했다. “만약 위나라로 가지 않는다면 그대를 놓아주겠소.” 공자가 맹약하자 그들은 공자 일행을 동문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공자는 끝내 위나라로 갔다. 자공이 말했다. “맹약을 저버려도 됩니까?” 공자가 말했다. “강요된 맹약은 신도 인정하지 않는다.”  201p. – 의외로 현실적일 땐 현실적인 공자님?
  • 공자는 어떤 원칙에 매몰되는 일 없이 그 상황에 가장 알맞게 처신했기 때문에 때에 알맞게 처신할 줄 아는 ‘시중지성’이라고 일컫는다. 204p.
  • 언젠가 자공이 공자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상자 속에 감춰두시겠습니까, 좋은 상인을 기다려 파시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팔아야지. 물론 팔아야지. 나는 마땅한 가격을 제시할 좋은 상인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그 옥을 사겠다고 먼저 흥정을 해오는 이는 죄다 악덕 상인들뿐이었다. 어쩌면 당시 같은 난세에 좋은 상인이란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자는 좋은 상인이 아예 없다고 미리 단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앉아서 좋은 상인이 오기만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저 산이 내게로 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가겠다고 한 마호메트처럼, 공자는 좋은 상인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스스로 나서서 좋은 상인을 찾아 반드시 그 옥을 정당한 가격에 팔아 치우겠다고 결심했을 했기에 천하를 떠돌았던 것이다. 234p.
  • 우리는 받아들여지는 것 따위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해 능력을 키워왔습니다. 그런데도 나라를 가진 자들이 우리를 등용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지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의 도를 낮추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능력이 크다는 사실을 반증해 주는지도 모릅니다. 2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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