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면접을 다녀와서

구글 면접을 보고 왔다. 구글 본사 video conference room에서 한국 엔지니어 두 분과 각각 45분씩 면접을 치뤘다. 결과는 글쎄.. 그다지 T.T

느낌이 예전에 대학입시 수학/물리 심층 면접 때와 비슷했다. 즉석에서 문제를 받아서 30분 동안 교수님 앞에서 얼마나 떨면서 풀었던가! 그때도 굉장히 버벅댔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무사히 합격해서 학부를 졸업하고, 이제 동대학원 석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도 그런 운이 작용해 주면 좋으련만. 별로 희망적이지는 않다. ㅋㅋ video conference room에 갈 때 까지만 해도 별로 안 떨리고, 면접만 끝나면 구글 카페테리아에서 저녁을 먹어야지!! 라는 생각에 기쁨에 들떠 있었는데, 막상 첫 번째 면접관인 엔지니어 분께서 문제를 던져 주시자 머리가 멍해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는데도,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했는지 원. ㅋㅋ

어쨌건 한참을 생각하다가 풀긴 푼 거 같은데, 45분 동안 한 문제라니 T_T 아흑. 그래서 내가 면접 끝날 때 "몇 문제나 준비해 오셨어요?" 라고 물었더니, "원래 이 문제가 조금 어려운 거예요." 라고 대답해 주셔서 그나마 기분이 나아졌다. 혹시 나한테 힘내라고 일부러 그렇게 말해주신걸까? =.=

두 번째 면접은 문제를 듣자 마자, '어라? 왜 이렇게 쉽나?' 하면서 바로 화이트보드에 코드를 써내려갔다. 다 쓰고나자 면접관께서 "설명 좀 해주세요." 라고 하시길래, 차근차근 설명을 해 드렸더니, "문제를 좀 잘못 이해하신거 같네요 ^^;;;" 라고 하신다. -_ㅜ 그래 어째 너무 쉽더라니;; 그래서 이번에는 말로 설명을 드렸더니, time complexity와 space complexity(?)를 물으셨다. 그리고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물으셨는데, 기존의 nlogn보다 더 나쁜 n^2 방법을 대답해드렸다. worst case에서는 더 나쁘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는 이 방법이 나을 것이다라고 우기면서 --;;

이번에는 두 번 째 문제가 나왔는데, 엔지니어분이랑 거의 한 시간 가량을 떠든 거 같다. 문제 자체가 좀 스케일이 컸는데, 내가 잘못 알아듣고, 딴 소리만 잔뜩하다 그만. ㅋㅋ

그리고는 면접이 끝났다. 간만에 머리를 너무 썼더니, 과부하가 일어났는지, 집에 돌아오자 마자 넉다운이 됐는데, 갑자기 두 번째 면접관님이 물었던 "더 나은 방법"에 대한 해답이 떠올랐다. -.- 아 그래서 그렇게 물으셨던거구나.. 라고 자책하면서 잠도 못 자고, 그래서 오늘 메일로 보내드렸다. ㅎㅎ 뭐 면접 결과에 반영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운 마음에 ^^;;

어쨌든 지난 몇 주 동안 은근 스트레스가 되어왔던 면접이 끝나니 그래도 마음이 좀 편안하다. 이제 연구실에서 인이가 부탁한 거 얼른 끝내줘야지. 벌써 몇 달은 지난 거 같은데 이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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