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드웹 vs 오즈 웹서핑

간만에 생산적인 글을 적어보자.

요즘 시장에서 풀브라우저가 뜨면서, 동시에 뜨고 있는 회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유자드웹을 개발한 로직플랜트. 로직플랜트는 브라우저 자체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지만,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휴대용 단말기에서 일반적인 웹서핑을 즐길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대박을 친 경우다. (아직 대박은 아닌가??)

유자드웹은 서버에서 브라우저가 돌고, 브라우저의 결과 화면을 이미지로 떠서 단말기로 내려 보내는 방식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LG텔레콤의 오즈 웹서핑이 있다. 오즈 웹서핑은 단말기 안에 임베디드 브라우저가 직접 돌아가는 LH2300 터치웹폰과 유자드웹과 유사한 웹뷰어 방식을 사용하는 캔유 801Ex 로 나눠지는데, 터치웹폰과 캔유의 웹서핑 방식의 차이는 이전 글을 참조하시고.. 오늘은 유자드웹과 오즈 웹서핑의 차이에 대해서 논해 볼까 한다.

사실 유자드웹 vs 오즈 웹서핑은 제대로된 네이밍이 아니다. 유자드웹은 로직플랜트에서 만든 솔루션의 이름이고, SKT에서는 모바일웹, KTF에서는 모바일웹서핑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반면, 오즈웹서핑은 팬터로그에서 개발한 웹뷰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정확하게 레벨을 맞춰서 제목을 적으려면, 모바일웹 vs 모바일웹서핑 vs 오즈 웹서핑 혹은, 유자드웹 vs 모바일 이미지 브라우저 라는 이름이 맞으나, 그냥 많이 알려진 브랜드 명으로 쓰자.

유자드웹, 오즈웹서핑 모두 기본적인 방식을 동일하다. 서버에서 웹페이지를 해석하여, 그림 파일로 바꾸고, 이를 단말기로 내린다. 그리고 단말기에서는 사용자의 input을 감지하여, 화면을 이동시키던가, 클릭 명령 등을 서버로 보내서, 브라우저 비스무리 하게 동작하도록 한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두 솔루션을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 오즈웹서핑은 한 화면에 대한 전체 이미지를 백그라운드에서 미리 받는다. 이는 굳이 사용자가 보지 않는 부분까지 미리 다 받아두기 때문에, 불필요한 네트워크 트래픽을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리 페이지를 받아놓고 로딩만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화면을 위, 아래로 움직일 때, delay없이 쾌적한 웹서핑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반해 유자드웹은 사용자가 보는 화면 위주로 받아 두었다가, 사용자가 화면을 움직이면 그제서야 화면을 다운 받아서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오즈웹서핑과 다르게, 네트워크 트래픽은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사용자가 화면을 움직여도 아무 것도 안 뜨는 이른 바 "백화현상"이 생기게 된다.

혹자는, SKT나 KTF는 HSDPA를 쓰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서 유자드웹이 저런 방식을 쓴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유자드웹은 국내에서 3G 서비스가 활성화 되기 전인 2007년 4월에 이미 런칭된 서비스이다. 즉, CDMA 1x, EVDO망에서도 서비스를 해 왔으니, 속도가 빨라서 저런 방식을 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작은 방식의 차이로부터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모바일 웹 서핑 솔루션을 누가 주체적으로 개발했느냐 하는 점이다. 유자드웹의 경우, 개발사인 로직플랜트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한 뒤, SKT와 KTF를 설득하여, 서비스를 런칭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상식적으로 필요할 때 받는 거 보다 당연히 미리 받아놓는게 더 빠르다. 굳이 유자드웹이 필요한 부분만 그때 그때 업데이트 하는 이유는, 트래픽이 너무 많아져서 이통사가 서비스 자체를 거절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반면 LGT는 3G 킬러어플로 영상통화 대신에 풀브라우징을 선택하고 올인했다. 네트워크 트래픽 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을 더 고려한 LGT의 오즈웹서핑은 아마 개발사가 아닌 이통사가 주체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또한, 동영상 플레이어 연동, 문서 뷰어 연동 등, 기존 단말기가 가지고 있던 여러 기능들과의 결합 역시 이통사가 주도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한다.

(※ 2008. 7. 7. 추가 : 관계자 분의 지적에 따르면, 팬터로그가 LGT에 오즈웹서핑을 제공하기 전에 이미 전체 화면을 받아오는 기능적 특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기술적으로 봤을 때, 유자드웹에서 기존 NATE VOD Player나 FIMM Player와 연동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문서 뷰어 역시 기존 단말기에 포팅되어 있는 문서 뷰어와 연동시키거나, 문서를 이미지로 떠서 이미지 뷰어와 연동시키면 간단하다. 이건 기술적 이슈라기 보다는, 복잡한 사업적인 이슈이다. 로직플랜트에서 아무리 기존 단말기의 기능들과 연동을 시켜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고 싶어도, 기본적으로 이통사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에 비해 풀브라우징에 올인하고 있는 LGT는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일 수 있다. 동영상, 문서 뷰어 연동 외에도, 모바일 공인 인증서 기능과 결합하여 온라인 쇼핑몰에서 카드 결제 기능을 지원할 수도 있고, 전화번호부 기능과 결합하여, 이메일에 전화번호를 첨부하거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할 수도 있다. 조금 더 오버하면, 웹에서 받은 사진을 바로 배경화면으로 지정하거나, 벨소리 파일을 다운받아, 기본 벨소리로 저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진짜 이렇게 되면 이통사는 뭘로 먹고 살까?) 이통사가 마음 먹기에 따라, 모바일 인터넷은 사용자에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폐쇄적인 인터넷에서의 수익을 쉽게 포기하기 힘든 SKT나 KTF보다는 LGT에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같지만 다른 두 서비스.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내게 없지만, 적어도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자드웹 보다는 오즈웹서핑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